
■ 미국, 그린란드 주민 전원에 현금 지급 구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미국 영향권에 편입하기 위해 주민 5만7000여 명 전원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미국이 1인당 1만~10만 달러를 일시불로 지급하는 시나리오를 논의하고 있으며, 총액은 최대 6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군사력이라는 ‘채찍’과 경제적 유인이라는 ‘당근’을 동시에 활용해 그린란드를 분리·독립시킨 뒤 미국 영향권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우리는 물건이 아니다”…그린란드 주민 반발
그러나 그린란드 현지 반응은 냉담하다. 수도 누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주민들은 “그린란드인은 팔려는 상품이 아니다”라며 미국 편입 구상에 강한 모욕감을 드러냈다. 현지 언론 역시 미국의 현금 매입 논의를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덴마크에서 분리된 뒤 미국의 일부가 되기를 원한다는 응답은 6%에 그쳤다. 다만 독립 자체에는 56%가 찬성해, ‘독립은 원하지만 미국 편입은 원치 않는다’는 복합적 여론이 확인됐다.
■ 트럼프의 압박 논리, 사실과 다른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확보해야 하는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의 북극 진출을 반복적으로 거론해왔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북유럽 외교 당국자와 나토(NATO) 정보 보고를 인용해 “최근 수년간 그린란드 인근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선박·잠수함 활동 증거는 없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외무장관과 덴마크 정부 역시 “중·러 선박이 그린란드 해역에 들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공개 반박했다.
■ 북극 패권 경쟁과 ‘거래의 기술’
그럼에도 미국이 그린란드에 집착하는 배경에는 미·중·러 간 북극해 패권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북극해 연안 비중에서 러시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미국은 알래스카를 제외하면 전략적 거점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북극권 대부분이 영토인 그린란드는 미국에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된다.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동원’ 발언 역시 실제 무력 사용보다는 현금 지급이나 자유연합협정(COFA) 같은 간접 지배 방식을 현실적으로 보이게 하려는 협상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 동맹국 압박의 후폭풍
덴마크는 미국의 85년 동맹국임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국제법과 동맹 질서보다 힘의 논리를 앞세우는 트럼프식 외교가 북극을 넘어 국제 질서 전반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